文정부처럼 조작은 아냐 국토부가 내놓은 해명은 통계 오류
文정부처럼 조작은 아냐 국토부가 내놓은 해명은 통계 오류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주택 공급 실적이 실제보다 20만채 가까이 적게 집계돼 논란이다.
국토부 측은 “정책 방향성을 바꿀 정도의 큰 차이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잘못된 통계를 바탕으로 굵직한 부동산 대책이 두 차례 나온 터라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주택 공급 데이터베이스(DB) 시스템 점검 결과 데이터 누락이 확인돼 공급 통계를 정정한다고 밝혔다.
연간 주택 통계를 통째로 수정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인허가 실적은 42만8744가구인데 3만9853가구 적은 38만8891가구로 잘못 발표됐다.
착공 실적은 24만2018가구지만 3만2837가구 적은 20만9351가구로 발표됐다.
준공 실적은 기존 통계와 수정 통계의 차이가 12만가구에 이른다.
실적이 31만6415가구에서 43만6055가구로 11만9640가구(38%) 늘어난 것으로 정정됐다. 누락한 공급 물량은 총 19만2330가구다.
이번 통계 오류는 주택 공급 데이터베이스(DB) 체계 개편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국토부는 그간 주택공급통계정보시스템(HIS)과 세움터(건축행정정보시스템)를 직접 연계해 통계를 생산했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인허가·착공·준공 통계 수치를 세움터에 입력하면 이를 HIS로 끌어오는 식이다.
그러다 전자정부법이 개정되면서 지난해 7월부터는 세움터와 HIS를 직접 연계하지 않고 중간에 ‘국가기준데이터 관리시스템’을 경유하도록 바꿨다.
이 과정에서 정비사업 관련 코드가 누락되면서 300가구 이상의 주상복합과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주택공급 물량이 지난해 6개월(7~12월) 동안 빠졌다.
지난해 9월부터는 시스템 버그로 개인사업자가 법인으로 바뀌는 등 사업정보가 달라진 경우엔 준공 실적에서 모두 누락되는 일도 생겼다.
이번 정정 전까지 지난해 준공 실적은 31만6415채로 전년(41만3798채) 대비 23.5% 감소한 수치였다.
하지만 오류를 잡고 나니 지난해 준공된 주택은 43만6055채로 전년 대비 오히려 5.4% 늘었다.
국토부는 지난해 부정확한 통계를 기반으로 ‘9·26 공급 대책’과 ‘1·10 부동산 대책’이라는 주요 대책을 두 차례나 발표했다.
지난해 주택 공급 위축에 대해서는 ‘초기 비상 상황’이라며 수도권 신규 택지 발표, 3기 신도시 물량 확대, 신축 빌라·오피스텔 매입 때 세제 혜택 부여 발표 등의 정책을 쏟아냈다.
다만 이번 통계 정정이 정책 흐름을 바꿀만한 정도는 아니며, 공급 위축 흐름은 여전히 뚜렷하다는 게 국토부 측 해명이다.
김헌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공급 실적이 과소 집계됐더라도 경향성은 기존과 변화가 없다”며
“인허가의 경우 통계 정정 전에는 전년보다 26% 감소하지만 정정 후에는 18%가 줄어드는데, 이는 정책 방향성을 바꿀 정도의 큰 차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올해 1월 발표한 공급 통계부터는 다시 HIS와 건축행정정보시스템을 직접 연계하는 방식으로 공급 실적을 확인했다.
오는 6월까지 DB 시스템을 정비하고, 월간 통계 작성이 마감된 이후의 공급 수치도 반영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