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아파트 당첨자 셋 중 한명은 포기
반값아파트 당첨자 셋 중 한명은 포기
시세의 반값인 분양 가격으로 올해 사전청약에서 큰 인기를 끈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당첨자 중 31%가 계약을 포기했다.
매달 내야 하는 토지 임차료가 예고 금액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에 묻지마 청약에 뛰어들었던 당첨자가 대거 발을 뺀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최근 뉴홈 2차 사전청약 당첨자가 최종 확정됐다.
지난 6월 공급돼 청약 접수를 거쳐 7월 당첨자를 선정한 뒤 자격심사를 마쳤다.
당시 남양주왕숙 A19블록(932가구), 안양매곡 S1블록(204가구), 서울고덕강일3단지(590가구) 등 3곳에서 1726가구가 뉴홈 나눔형,
동작구수방사(255가구)가 뉴홈 일반형으로 공급됐다.
고덕강일3단지는 SH공사가 ‘반값 아파트’인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으로 내놓았다.
SH공사에 확인한 결과 고덕강일3단지는 당첨자 590명 중 339명(57.5%)만 현재(14일 기준) 지위를 유지했다.
나머지 251명은 부적격자(99명)로 확정됐거나 사전 당첨자 지위를 포기(152명)했다.
부적격 당첨자 99명은 중복 청약(17명)과 신청 시 기재한 것과 실제 가점이 달랐거나(14명),
소득·자산 등 자격 기준에서 1차로 부적격 판명된 이들이 SH공사 소명 요구에 불응(68명)한 경우 등이다.
나머지 491명 중 31%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첨됐음에도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이는 고덕강일3단지의 높은 경쟁률을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다.
단지는 지난 6월 사전청약 당시 590가구 모집에 총 1만779명이 신청해 특별공급은 14대1, 일반공급은 무려 3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강변 ‘로또 아파트’로 주목받은 동작구수방사를 제외하면 뉴홈 2차 사전청약 단지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었다.
당첨자가 대거 포기한 것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단점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토지임대부는 분양 가격은 저렴하지만 입주 시 SH공사가 소유한 토지 지분의 임차료를 매달 내야 한다.
이번 고덕강일3단지 전용 49㎡의 경우 월 35만원으로 공지됐다.
그러나 실제 본청약(2026년 8월 예정)에선 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정부가 사업성 확보를 이유로 지난 4월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해 토지 임차료 산정 기준을 ‘조성원가’에서 ‘조성원가와 감정평가금액 이하’로 바꿨기 때문이다.
하한선 격인 조성원가도 단순 원가가 아니라 정기예금 평균 이자율을 적용한 금액이기에 고금리 기조에선 불리한 구조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고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시기에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청약 기회를 다른 일반 분양주택에 사용하려는 당첨자가 대거 포기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뉴홈 사전청약 당첨자는 이후 공급되는 다른 뉴홈 사전청약 또는 민간분양에 청약할 수 없다.
그러나 당첨자 지위를 포기하면 6개월 이후에는 자유롭게 청약할 수 있다.
실제 다른 뉴홈 2차 사전청약 단지들은 당첨 포기자가 적은 편이었다.
LH에 따르면 안양매곡 S1은 부적격자를 제외한 최종 당첨자 179명 중 13명(7.3%)만 포기했다.
역대 공공분양 최고 경쟁률(일반공급 645대1)을 기록했던 동작구수방사는 포기자가 단 6명이었다.
최종 당첨자(230명)의 2.6%다. 남양주왕숙 A19는 105명이 포기했다. 최종(785명) 대비 13.4%다.
비인기 소형 면적인 전용 49㎡로만 구성되었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지난해 12월 사전청약한 고덕강일3단지 전용 59㎡(590가구)는 당첨 포기자가 55명에 불과했다.
당첨자의 11.4%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향후 공급될 서초 성뒤마을, 마곡 택시차고지 등 더 나은 입지를 노리기 위해 포기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