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필로티 수직 증축 까다로워진다
서울 필로티 수직 증축 까다로워진다
전세사기땐 2억 배상 중개사 믿었는데 1인당 아니라 총액이라고?
서울시내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이 줄줄이 주춤하고 있다. 서울시가 리모델링 안전성을 우려하며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는 각 구청을 통해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모든 조합에 수직 증축 관련 유권해석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1층을 필로티로 하고 최상층 1개층을 추가하는 ‘가구 수가 증가하지 않는 수직 증축’과 관련해 법제처 유권 해석에 따라 의견을 냈다.
조합 설립 인가를 받는 단지에 대해 지방자치단체별로 필요할 경우 필로티+1개층 수직 증축의 안전성을 검토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매일경제가 입수한 최근 공문에 따르면 서울시는 국토부 의견에 대해 ‘조합설립 인가 여부와 관계없이’
필로티+1개층 수직 증축의 안전성 검토를 이행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이미 설립을 인가받고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단지도 안전성 검토를 받으라는 의견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법적 규정이 명확하지 않았지만 서울시는 수직증축 안전성 검토를 엄격히 적용한 것”이라며
“수평 증축만 허가받은 뒤 필로티+1개층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조합 단지는 사업 추진에 타격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리모델링 단지는 서초구 잠원동아다.
2002년 준공된 991가구 규모 이 단지는 리모델링조합을 만든 뒤 지난해 안전진단 C등급을 받았다.
C등급은 수평 증축만 가능하고 A·B등급처럼 더 높은 등급을 받아야 수직 증축이 가능하다.
이 단지 조합은 수평 증축과 별동 증축을 추진하되 기존 단지의 1층을 필로티로 하고 최상층을 1개 띄우는 형태로 리모델링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이를 수직 증축으로 판단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구상이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최근 이 또한 수직 증축이라고 판단함에 따라 잠원동아는 필로티를 통한 최상층 1개층 수직 증축이 불가능해졌고 사업도 대폭 변경해야 한다.
잠원동아 리모델링조합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기술로 안전성이 많이 확보된 리모델링에 대해 서울시가 지나치게 불신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용산구 이촌한가람 역시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강남권에서 최초로 수직 증축을 추진한 리모델링 아파트로 유명한 잠원한신로얄도 최근 악재를 만났다.
2017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으로부터 수직 증축에 대한 1차 안전성 검토를 통과한 잠원한신로얄은 2020년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으로부터
수직 증축 리모델링 기술 적용 실증 단지로 인정받아 주목받았다.
하지만 최근 2차 안전성 검토에서 수직 증축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리모델링은 불가능해졌고 조합은 안전성 검토를 다시 신청할지 아니면 조합을 청산할지에 관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에선 최근 리모델링을 취소하고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재건축 규제 완화책이 나오자 사업성이 더 좋은 쪽으로 갈아타는 분위기다.
서대문구 홍제한양은 지난 9월 리모델링조합추진위원회의 해산 절차를 밟고 재건축추진위를 결성했다.
구로구 신도림현대도 리모델링을 재건축 추진으로 변경했다.
성동구 응봉대림1차도 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노선을 바꾼 뒤 최근 재건축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