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돈이라면 이렇게 했을까 공기업 전산오류로 시민들 발 동동
자기 돈이라면 이렇게 했을까 공기업 전산오류로 시민들 발 동동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차세대 전산처리 시스템이 수십 차례 장애를 일으켜 보증받으려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HUG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차세대 시스템이 총 37건의 지연 사태(지속시간 1시간 이상)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지연시간을 합치면 총 79시간 42분에 달하며 34건의 지연 처리가 모두 2024년 2월부터 많이 발생했다.
특히 올해 9월에는 2일부터 30일까지 11건이 잇따라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 업무를 처리하는 전산 시스템이 매일 수시간씩 중단됨에 따라 보증 발급과 보증료 징수, 채권 회수 등 공사 업무 대부분이 차질을 빚은 것으로 파악됐다.
보증 상품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큰 불편을 겪었다.
HUG는 지연 발생 사유로 “개인 보증 상품 증가로 데이터 과다 유입에 따른 일시적인 시스템 과부하”라고 밝혔다.
하지만 HUG가 전산 시스템 불량 부품 교체와 처리 시스템 고도화 등을 위한 유지보수비로만 지난
5년간 278억원을 집행한 것으로 파악돼 예산 부실 집행 논란도 불거질 전망이다.
차세대 시스템은 지난 2007년 도입돼 성능이 노후화했지만 2015년 12월 HUG의 부산 이전 당시
장비를 교체했으며 5년간 부품 교체로 175억원, 프로그램 업데이트에 102억원을 집행했다.
문 의원실은 “세계 최고의 디지털 정부를 내세운 윤석열 정부에서 연이어 정보 시스템 부실 사태가 터져 나오고 있다”며
“유지보수비로 수백억원을 쓰고도 부실 사태 발생한다면 예산 집행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반 경매로 넘어간 전세사기 주택이 여러 차례 유찰되며 철저히 외면받자 HUG가 2020년 이러한 방식을 새로 도입했다.
하지만 보증금을 떼먹은 기존 집주인에게 잔여 채권을 회수해야 하는 만큼 회수 가능성이 더 낮은 상황이다.
권영세 의원은 “HUG가 손실을 보면 그 손실은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며, “실효성 있는 회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반 경매는 보통 낙찰자가 채무를 승계한다. 낙찰자가 사실상 전세보증금 만큼을 다 돌려줘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 경매 낙찰자들의 채무 상환도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4년간 일반경매로 넘어간 전세사기 주택 가운데 낙찰돼 배당이 끝난 건수는 889건이다.
이들 주택에 대한 HUG의 대위변제금은 1607억원이다. 이 중 948억원은 경매 배당금으로 메꿨다.
잔여 채무 659억원은 낙찰자들이 갚아야 하지만 상환된 금액은 15억원뿐이다.
그나마 일반 경매는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재경매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