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자금조달 안간힘 ;강원도 레고랜드발(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위기가 확산하면서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에도 비상등이 커졌다.
PF 대출 부실 우려에 대한 위기감을 보여주듯 전국 주택 사업자들이 전망하는 자금조달지수는 PF 대출 부실 우려에 2015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고 주택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한 당분간 외부를 통한 자금 조달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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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체감하는 자금조달 체감 ‘최악’= 25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달
자금조달지수는 지난달(52.7) 대비 12.5포인트 급락한 40.2를 기록했다.
1년 전인 지난해 10월(71.2)과 비교해 무려 31.0포인트 떨어졌다. 2013년 5월(39.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조강현 주산연 연구원은 “자금조달지수의 대폭 하락은 기준금리 인상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한 부동산, PF 대출 기피로 자금유동성이 악화한 것도 주요 영향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채 발행, 은행 대출 등을 통한 돈줄이 마르자 신용등급이 BB+ 이하인 업체들이
주로 썼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을 타진하는 건설사들도 등장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8월 신용보증기금 지원을 받아 800억원 규모의 P-CBO를 발행했다. 롯데건설도 300억원어치의 P-CBO를 찍었다.
쌍용건설은 모회사에 손을 벌렸다. 쌍용건설은 이달 말 기업어음(CP) 200억원,
다음 달 120억원이 차례로 만기 도래한다. 만기를 연장하는 대신 대주주가 된
글로벌세아그룹의 유동성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레고랜드 사태가 불붙인 PF 대출 기피 현상이 시장으로 번지면서 건설사들의 자금난은 심화할 전망이다.
특히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 사업 비중이 높고
자체 개발사업을 주로 하는 디벨로퍼(부동산개발업체)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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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사업 특성상 분양 실적이 저조하면 자금 회수가 어렵게 돼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익명을 요구한 A건설사 관계자는 “정비사업은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가진 자본금이 없기 때문에 PF를 통해 사업비를 주로 조달한다”며
“둔촌주공만 해도 일반분양을 신속하게 진행해야 PF 대출을 터는데 이자비만 쌓이고 있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미분양이 많은 건설사도 단기 유동성 위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B건설사 관계자는
“무리하게 사업을 수주해 분양사업을 많이 확장했던 곳들은 자신들의 능력 밖으로
PF가 도래하게 되면 자금경색이든, 위기설이든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준공 후 미분양이 많은 건설사가 상당히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C건설사 관계자는 “실제 주택사업을 많이 하는 곳들 중심으로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며
“민간 아파트는 사업을 진행하려면 본인들이 돈을 일으켜야 하는데 지금 미분양이 늘면서
PF 갚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고, 특히 지방 쪽이 그런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