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관 부상한 무역적자 ;뇌관 부상한 무역적자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지난달 기준 8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내년 하반기까지 경기둔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무역수지는 한국 경제의 ‘수출경쟁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다. 곧 제조기반 수출 강국에서 무역수지 악화는 우리 수출 기업의 국제 경쟁력 약화를 의미하는 셈이다.
내년 무역수지 적자 장기화 여파가 경상수지 적자로 이어질 경우 대외 신인도 감소는 물론 외화 유동성 문제로 우리 경제의 악순환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간한 ‘2023년 수출입 전망’에 따르면, 내년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138억달러 적자로 예상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물가 및 금리인상에 따른
급격한 소비심리 위축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가 내년 수출 감소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나마 유가하락과 경기둔화로 인해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줄어
예상 무역적자 규모는 올해(약 450억달러) 대비 70%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봤다.
무역수지 적자는 연초부터 이어진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가격 상승이 주요인이지만,
문제는 우리 수출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력 수출품목의 수출 감소세가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뇌관 부상한 무역적자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85억54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9.8% 줄면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D램 및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이 하락과 수요 둔화가 맞물려 재고 물량이 늘어난 이유다.
내년 우리 주요 수출 품목 여건도 악화일로가 예상된다. IT기기 수요 감소가
내년까지 이어져 반도체(-15%), 석유제품(-13.5%) 수출이 두자릿수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여기에 철강(-9.9%), 석유화학(-9.4%), 가전(-4.8%) 등 주력 수출품목의 고전이 예상된다.
악화된 대외 여건도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전 세계 경제성장률을
2.1%로 올해(2.9%) 전망치 보다 0.8%포인트 낮췄고, 미국(1.0%), 유로존(0.5%) 등
성장률이 역시 올해 대비 0.6~1.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봤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유럽과 러시아,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내년에도 지속하면서 주요국들의 금융긴축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전 부처가 수출지원에 역량 집중해 3대 주력시장(아세안·미국·중국)과
3대 전략시장(중동·중남미·유럽연합(EU))으로 구분해 맞춤형 핀셋 지원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무역적자가 커지며 경상수지 흐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9월 경상수지는 16억1000만달러 흑자로 30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올 8월 이후 한 달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흑자 폭은 1년 전(105억1000만달러)보다 84.7%(88억9000만달러)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