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도 자금 절벽 SK에코플랜트 해상풍력 자회사도 판다
대형사도 자금 절벽 SK에코플랜트 해상풍력 자회사도 판다
건설업계에 ‘부도 공포’가 확산하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자회사 매각이나 사업 정리, 본사 이전 등 ‘자금 실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총동원하는 분위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해상풍력 자회사 SK오션플랜트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말 삼강엠엔티를 인수해 SK오션플랜트로 이름을 변경했다.
해상풍력 발전기의 각종 하부 구조물과 특수선 등을 제조하는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6619억원을 거뒀지만 이는 전년보다 28% 이상 감소한 수치다.
이번 매각설에 대해 SK에코플랜트 측은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미 처리·폐기물 자회사인 리뉴어스 지분 75%와 폐기물 매립·소각을 담당하는 리뉴원 지분 100% 매각을 검토해왔다.
두 자회사의 시장가치는 2조원으로 추산된다.
또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폐플라스틱 자회사 DY인더스와 DY폴리머를 매각하기도 했다.
환경 서비스 사업을 모두 팔아치우고 이제 에너지 부문(해상풍력)도 매각을 검토 중이어서 사실상 앞으로는 주력인 건설에만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수처리 전문 자회사 GS이니마 매각에 나섰다.
2011년 인수한 GS이니마는 2023년 기준 GS건설 영업이익의 15%를 차지하는 주요 자회사다.
DL이앤씨를 보유 중인 DL그룹은 서울 여의도·강남과 제주도에 있는 글래드 호텔 3곳을 매물로 내놓았다.
그룹 주력 사업 중 하나인 DL에너지 주요 사업부문 처분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를 서울 외곽으로 이전하는 대형 건설사도 있다.
DL이앤씨는 종로구 ‘돈의문 디타워’에서 강서구 ‘마곡 원그로브’로 사옥을 옮긴다.
이 과정에서 매각대금 1300억원을 확보했다.
SK에코플랜트와 HDC현대산업개발은 각각 2027년과 2028년에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과 노원구 광운대 역세권으로 본사 빌딩을 이전한다.
회사가 추진 중인 개발사업 등과도 관련이 있지만 임차료를 낮추려는 복안이 깔린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사 재무 구조가 취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공시한 국내 30대 건설사(국토교통부 시공능력 순위 기준) 부채비율을 보면 GS건설과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계룡건설산업, 동부건설, 한신공영, HL D&I한라 등이 위험 수준인 200%를 넘겼다.
‘잠재적 부실 징후’로 판단되는 400%를 상회하는 곳도 워크아웃 중인 태영건설과 금호건설 등 3곳에 달한다.
올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신동아건설은 부채비율이 2023년 말 기준 428.8%를 기록한 바 있으며 삼부토건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838.5%에 달했다.
전망도 밝지 않다.
미분양 주택은 계속 늘고 있으며 최근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돌입한 건설업체에 ‘폭탄’으로 작용했던 지식산업센터와 물류센터, 생활형 숙박시설 시황도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020년 이후 수익형 부동산으로 주목받았던 지식산업센터는 이달 현재 미착공 물량(234개)과 건축 중인 물량(95개) 등을 포함해 1500여 개로 추산된다.
최근 3년 사이에 10만실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공급 과잉 상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