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스텝 ;내년에도 가상자산 시장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대표적 위험자산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해 급격한 반등은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울러 루나 사태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 신청으로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불신도 가득하다.
다만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지고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이 더해진다면 바닥 탈출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가상자산을 규정하고 이를 규제하려는 움직임도 코인 시장엔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코인 가격 직격탄 기준금리
9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달 들어
대표 가상자산 비트코인 가격은 연초 대비 60% 넘게 하락해 1만6000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코인 시가총액 중 40% 상당을 차지하고 있는 비트코인을 비롯해 알트코인은 기준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때마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6월15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는데 이때를 전후로 비트코인 가격은 급락했다.
인상 5일 전까지만 해도 3만달러대를 유지했지만 지난 6월19일 1만2000달러 넘게 하락하며
1만8000달러대를 기록했다. 지난 9월21일과 11월2일 자이언트스텝을 밟은 전후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했다.
미국 금리스텝
가상자산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는 기준금리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는 “전체 금융시장에서 가상자산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도 되지 않는다”며
“가상자산 시장 내부에서 문제가 생겨도 전체 경제 미치는 영향 미미한데
전체 금융시장이 움직이면 코인 시장은 더 큰 폭으로 움직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알트코인 대장 격인 이더리움도 지난 9월15일 ‘머지 업그레이드’를 완료했지만
Fed의 자이언트 스텝 전망이 나오면서 가격이 크게 내렸다.
머지 업그레이드는 컴퓨터 연산 처리를 통해 블록체인에 참여하고 코인을 보상으로 받는
작업증명(PoW) 방식에서 블록체인에 가상자산을 맡겨 검증과 생성에 참여한
대가로 코인을 받는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하지만 Fed가 긴축 속도를 조절하면 가상자산 가격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8000억달러 정도인데 (내년에는)
1조에서 1조5000억달러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에는 Fed의 긴축 정책이
둔화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인 시장에 기관 투자자들이 유입되기 시작했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가상자산 리서치 플랫폼 쟁글의 장경필 리서치팀장은 “이전과 올해의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기관 투자자”라며
“실제로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거래량에서 기관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까지 높아지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투자자 마음 돌릴 신뢰 회복
가상자산 가격 상승을 위해선 땅에 떨어진 코인에 대한 신뢰 회복도 중요 요소다.
이미선 빗썸경제연구소 리서치센터장은 “기준금리 인상이 가상자산 시가총액 감소의 트리거가 됐지만
이후 큰 폭의 가격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루나 사태와 FTX 유동성 위기 같은 크립토 고유의 요인”이라며
“최근 주식시장은 일정 부분 회복됐지만 가상자산 시장은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딘 편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뢰 회복은 기관 투자 자금을 비롯한 신규자금 유입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 반등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