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하락기 대마불사 통했다 초소형 3.4% 빠질때 50평대 올라
아파트값 하락기 대마불사 통했다 초소형 3.4% 빠질때 50평대 올라
재건축 막는 장애물 치워라 전자투표 로 속도 높인다는 정부
지난 한 해 동안 서울에 있는 5년 이하 신축 아파트는 가격이 떨어진 반면, 준공된 지 10~15년된 구축 아파트는 오히려 가격이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신축 아파트 대신 어정쩡한 연령의 구축 아파트가 가격 방어를 더 잘 한 것이다.
과거 급등기에 신축을 중으로 가격이 폭등한 만큼 지난해엔 조정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파트 규모별로는 전용면적 135㎡ 이상의 대형 아파트가 유일하게 가격이 올랐다.
1~2인 가구 급증에 따라 ‘대형 평수는 애물단지’라는 통상적 인식과는 대비된다.
18일 매일경제가 한국부동산원 매매·전세가격지수 세부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건축연령·면적별 가격 변화를 분석해본 결과,
면적은 대형평형일수록, 연령대는 10~15년 된 아파트가 지난해 가격방어가 가장 잘 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평균 2.39% 하락했다.
그러나 전용면적 135㎡ 초과(약 50평대 이상) 대형 평형은 오히려 가격이 0.2% 올랐다.
최근 1·2인 가구가 늘어 대형평형이 상대적인 외면을 받고 있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상식과는 괴리가 있다.
가격 하락폭이 가장 컸던 면적은 오히려 전용 40㎡ 이하 초소형 평형으로, 3.4% 하락했다.
다음 구간인 전용 60㎡ 초과~85㎡ 이하는 2.0% 하락했고, 전용 85㎡ 초과~102㎡ 이하와 102㎡ 초과~135㎡ 이하는 각각 1.1%, 1.4%씩 하락했다.
전반적으로 아파트 면적이 좁을수록 가격이 많이 떨어진 셈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형평형은 공급량이 많지 않아 하락기에도 가격변화가 거의 없는 반면,
핵심수요층인 30대의 수요가 쏠리는 중소형일수록 가격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국내 최대 규모 단지인 송파구 헬리오시티의 경우 최소 평형인 전용 39㎡의 실거래가는 2022년 초 13억원을 찍은 뒤 하락기를 맞아 그해 12월 8억원대까지 내려간 바 있다.
그러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엔 11억7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가격이 널뛰기를 해왔다.
반면 같은 구에 있는 올림픽훼밀리타운의 전용 136㎡는 지난해 최저점 가격(19억원)과 최근 실거래가(20억 9000만원·1,2층 제외)간 편차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반면 전셋값은 반대의 경향을 나타냈다. 면적이 넓을수록 가격이 많이 하락했다.
전용 40㎡ 이하가 -4.1%로 가격 하락폭이 제일 적었고, 102㎡ 초과 ~135㎡ 이하는 -9.3%로 하락폭이 두배 이상이었다.
전셋값은 1·2인 가구 수요가 높은 소형일수록 가격 방어가 잘 된 셈이다.
건축연령별 가격변동률은 다소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신축 아파트가 가격이 가장 적게 하락했을 것이란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10년 초과~ 15년 이하’구간의 구축 아파트가 지난 한 해를 가장 잘 버틴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해당 연령대 서울 아파트는 오히려 가격이 0.1% 상승했다.
이같은 경향은 역시 동남권(강남4구)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강남4구 내 10년 초과~15년 이하 아파트는 지난해 평균 7.0% 올랐다.
강남4구 전체 아파트의 지난해 상승률이 1.2%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상승폭이다.
일례로 준공된 지 15년이 된 송파구 ‘잠실엘스’의 전용84㎡는 지난해 1월 18억7000만원~20억5000만원 사이에서 매매가 이뤄졌으나,
최근(지난해 12월)엔 최소 22억3000만원에서 최대 24억6000만원으로 매매가격이 뛰었다. 연간 4억원가량이 오른 셈이다.
반면 5년 이하 신축 아파트는 가격이 평균 1.5% 하락했다.
이는 과거 급등기 때 크게 오른만큼, 하락기에 조정이 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지난해와 같은 조정국면에서 아파트 가격은 제자리를 찾아가려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가격이 가장 많이 떨어진 연령대는 20년이 넘은 아파트(-2.8%)였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재건축 연한(30년)을 채우지 못한 아파츠들이 포함된 구간인데다, 지난해 사업성 악화로 재건축 사업들이 지지부진하면서 앞서 반영됐던 과도한 기대감이 빠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