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 모를 영문 아파트명 한글 이름 가이드라인 만든다
영문 모를 영문 아파트명 한글 이름 가이드라인 만든다
서울시와 건설업계가 길고 생소한 외국어·외래어가 나열된 아파트 이름 대신 한글로 개성을 살린 아파트명을 짓기로 의기투합 했다.
서울시는 오는 21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에서 ‘공동주택 명칭 개선 3차 토론회’를 연다고 18일 밝혔다.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아파트명 개선 관련 마지막 토론회로, 서울시가 마련 중인 명칭 제정 가이드라인에
대한 최종 의견을 모으고, 공공·민간 건설사의 ‘공동주택 명칭 개선 동참 선언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가이드라인에는 고유지명을 활용해 부르기 쉬운 한글로 개성을 살린 명칭을 붙이는 내용이 담긴다.
한병용 시 주택정책실장은 “자율·다양성은 존중돼야 하지만 어렵고 긴 외래어·외국어보다 아름다운 우리말과 지명을
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면서 “1년여 간 고민과 논의가 담긴 개선안으로 아름답고 부르기 쉬운 명칭이 활발하게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50위 안에 드는 건설사 가운데 주거 단지 상표명(브랜드명)에 우리말만 사용하는 건설사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명에 순우리말 상표를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진 부영주택(사랑으로), 코오롱건설(하늘채),
금호산업(어울림)도 각각 ‘애시앙’, ‘더 프라우’, ‘리첸시아’라는 외국어 상표명을 보유하고 있다.
‘꿈에그린’이라는 순우리말 상표로 유명했던 한화건설은 작년 8월 ‘포레나’라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출시하고, 기존 꿈에그린 아파트 단지를 포레나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형 건설사들의 아파트 브랜드는 모두 외국어·외래어나 한자다. 삼성물산 ‘래미안’,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디 에이치’와 ‘힐스테이트’, 대림산업 ‘e편한세상’과 ‘아크로’, GS건설 ‘자이’, 포스코건설 ‘더샵’,
대우건설 ‘푸르지오’와 ‘푸르지오써밋’, HDC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롯데건설 ‘롯데캐슬’과 ‘르엘’, SK건설 ‘SK뷰’ 등이다.
중견 건설사도 마찬가지다. 호반건설 ‘베르디움’과 ‘호반써밋, 태영건설 ’데시앙‘, 반도건설 ’유보라‘, 효성중공업
’해링턴 플레이스‘, 두산건설 ’위브‘와 ’더 제니스‘, 우미건설 ’린‘, 쌍용건설 ’예가‘와 ’더 플래티넘‘, 한라 ’한라비발디‘, 서희건설 ’스타힐스‘ 등이 있다.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기존 주거 상표였던 ’뜨란채‘, ’천년나무‘를 대체할 목적으로 ’휴먼시아‘나 ’안단테‘와 같은 상표를 개발해 외국어·외래어 작명에 가세했다.
특히 최근 들어 시공사들이 주거 단지의 특장점을 강조하기 위해 단지명에 애칭(펫 네임)을 붙이는 현상이 가속하면서 우리말 단지명이 설 자리는 더욱더 좁아지고 있다.
교육 환경은 ’에듀‘, 숲은 ’포레스트‘, 공원은 ’파크‘, 친환경은 ’에코‘, 한강 변은 ’리버‘, 호수는 ’레이크‘를 단지명에 조합해 사용하는 식이다.
또 다수의 건설사가 공사에 참여하는 공동 시공(컨소시엄)이나 차별화·고급화를 부각하기 위해 주택 상표가 빠지는 단지명에도 예외 없이 외국어나 외래어 조합이 사용된다.
HDC현대산업개발·삼성물산·현대건설이 컨소시엄을 이뤄 2018년 연말 9510가구의 초대형 단지로 탄생한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가 대표적인 경우다.
단지명은 집값과 직결되며 외국어·외래어를 차용한 아파트 작명은 고급화·차별화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퍼져있는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