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올랐다고 부러워하는데 혹시나 공포가 된 새 아파트
집값 올랐다고 부러워하는데 혹시나 공포가 된 새 아파트
“우리 아파트도 무량판 방식으로 지었다는데 철근 빠졌을까요. 요즘 비가 많이 와서 걱정됩니다.”(인천 A아파트 주민)
인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에 이어 LH아파트 15곳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되면서 ‘부실 공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무량판 구조’의 민간 아파트 293곳도 전수 조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입주(예정)민들은 “차라리 부실 시공을 못하도록 별도의 감독기구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빗발치고 있다.
특히 대형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도 최근 폭우에 속수무책 침수피해를 당하면서 아파트 안전에 대한 신뢰가 곤두박질하고 있다.
경남 사천에서는 입주를 앞두고 누수, 창틀 튀틀림, 찢겨진 창호가 발견됐다. 입주예정자들은 “이런 상태로 지어놓고 어떻게 사용승인을 받으려 하냐”며 공동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달 전국적으로 집중 폭우가 내렸을때 서울 강남과 흑석동 신축 아파트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거나 발목까지 물이 차는 일이 발생했다.
서울 강북의 A아파트 입주민들도 거실 문틀이 빠지고 욕실 깨진 타일, 천장 누수 등의 사진을 커뮤니티에 잇따라 올리고 있다.
현재까지 100여명 이상이 비슷한 하자를 시공사에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 예정자 A씨는
“대기업 건설사가 비싼 아파트를 팔아놓고 AS도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면서 “육안으로 확인 못하는 골조 내부에 어떤 부실시공이 있을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4월 인천 검단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부실시공 관련 민원은 급증하고 있다.
국민권익위가 2020년 6월∼2023년 5월 ‘민원분석시스템’에 수집된 아파트 부실시공 관련 민원을 분석한 결과 부실시공 민원은 총 41만 8535건에 달했다.
권익위는 향후 아파트 부실 시공에 대한 민원은 더욱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토부는 문제가 발견된 15개 아파트 단지들에 대해 기둥을 추가로 시공하거나 기존 기둥에 하중 지지 시설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보강 공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들 단지는 지하 주차장 상부에 주거동이 없기 때문에 정부는 철근 누락이
확인된 LH 아파트에 대해 주거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 민간 아파트의 경우 지하 주차장은 물론 주거동에도 사용한 곳이 섞여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대한 서둘러 어떻게 점검할지 밝힐 계획”이라며 “이때 민간 무량판 아파트 현황을 종합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철근 누락이 확인된 입주민들은 집단 소송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 운정 공공주택 입주민은 “보수 공사는
물론 입주민들에 대한 피해보상과 관련자 처벌도 이뤄져야 한다”며 “분양가만 올랐지만 건설 관행은 후진적”이라고 비판했다.
건설업계는 ‘부실시공’을 막기 위해 하자보수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며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하자보수에 대한 민원도 급증할
것이므로 하자보수쪽 인력을 강화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민간 아파트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부실 시공에
대한 여파가 상당할 것”이라며 “GS건설 처럼 자칫 전면재시공을 해야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부실공사는 국민의 안전과 주거권을 해치는 심각한 문제”라며 “건설산업이 선진화된
국내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정말 충격적이고, 이번 기회로 근본적으로 관리 감독 할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