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금자씨 아파트 남산옆 공원으로 바뀐다
친절한 금자씨 아파트 남산옆 공원으로 바뀐다
전세사기 그놈 또 사기치는데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고작
1970년 준공된 서울 중구 회현제2시민아파트(회현시범)가 사라져 공원으로 바뀔 전망이다.
서울의 마지막 남은 시민아파트인 이곳은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과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촬영 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철거 수순을 밟지만 “재산권 침해”라고 반발하는 일부 주민들로 진통이 예상된다.
8일 서울시는 조만간 회현시민아파트를 도시계획시설상 공원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회현동 일대 지구단위계획 변경 용역’을 발주할 것으로 확인됐다.
단지가 남산공원 끝자락에 위치해 기존 공원과의 연계성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이르면 내년 초 회현시민아파트를 공원화하는 구체적인 밑그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보통 공원으로 지정된 토지와 건물은 협의 매수 대상이 된다.
다만 회현시민아파트는 1세대 토지임대부 주택으로 땅은 이미 서울시가 갖고 있어 건물만 협상하면 된다.
협상이 끝내 결렬되면 강제 수용·철거 절차에 들어간다.
서울시 관계자는 “건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서 더 이상 기다리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회현시민아파트는 서울의 마지막 남은 시민아파트다.
시민아파트는 1960년대 서울의 무허가 건물(판자촌)을 정리하기 위해 시에서 지은 단지로 현재 대부분 철거됐다.
회현시민이 완공되기 직전 와우시민아파트가 붕괴돼 이름을 회현시범으로 바꿔 부르기도 했다.
53년 전 지어 10층 높이지만 엘리베이터가 없다. ‘ㄷ’자 모양 구조로 6층에 구름다리가 설치돼 있는 게 특징이다.
이곳은 2004년 안전진단 결과 D등급을 받아 철거 논의가 시작됐다.
2006년 보상 계획 공고도 나왔지만 주민 반대로 10년 이상 표류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인 2016년 청년 예술인 임대주택으로 리모델링이 추진됐지만 주민 동의가 저조해 좌초됐다.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정에 복귀하며 다시 철거로 급선회했다.
작년 11월 철거계획이 확정돼 지난달까지 주민 협의 과정을 거쳤다.
현재 전체 352가구 중 28가구가량이 남아 있다. 남은 주민들은 서울시 보상액이 턱없이 부족하단 입장이다.
토지임대부 주택이라 건물 감정평가만 진행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에 이례적으로 공공주택 입주권도 제시했다.
분양 자격만 주는 것이어서 분양 대금은 주민이 직접 마련해야 한다.
회현2시민아파트는 서울시가 이주민들의 무허가 건물을 정비하기 위해 1970년 5월 준공한 마지막 시민 아파트이자 현재까지 서울에 남아 있는 유일한 시민 아파트다.
‘ㄷ’자 모양에 노후한 분위기로 영화 ‘친절한 금자씨’ ‘추격자’ ‘주먹이 운다’와 TV 예능 ‘무한도전’ 등에 등장했다.
당초 서울시는 해당 아파트가 2004년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자 철거를 계획했다가 2016년 청년 사업가와
예술가를 위한 주택으로 리모델링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하지만 50년이 넘은 건물을 재사용하는 데 대한 실효성
문제가 제기됐고 남은 주민들이 3억여 원의 보상을 요구하며 동의서 확보에 난항을 겪자 결국 지난해 9월 시의회에서 리모델링 공사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소유주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비율은 매우 낮으며 남아 있는 입주민 대부분이 월세 임차인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 거래된 것은 2021년 9월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30만 원의 임대차 계약이다.
352가구 중 대부분은 시 협상안에 동의해 이주를 마친 상태이며 남아 있는 53가구의 절반 이상도 협의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강제 청산도 가능하지만 시는 공원 조성 사업인 만큼 시간을 가지고 소유주들과 보상안을 논의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