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만 짓고 교통은 뒷전 반복되는 신도시 출퇴근 악몽
집만 짓고 교통은 뒷전 반복되는 신도시 출퇴근 악몽
2018년 3기 신도시 발표 당시, 문재인 정부는 ‘선(先)교통 후(後)입주’를 약속했다.
입주 시점과 교통망 개통 시점이 맞지 않아 주민들이 상당기간 불편을 겪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도였다.
과거 2기 신도시의 경우 입주와 교통망 구축 간 시차가 커 주민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남양주 별내지구와 하남 미사지구는 각각 2012년과 2014년 입주했는데 주요 전철인 별내선과 하남선은 한참 후인 2024년과 2020년에 개통됐다.
하지만 3기 신도시 남양주왕숙·하남교산·인천계양·부천대장·고양창릉 5곳에서도 ‘선교통 후입주’ 약속은 물거품이 됐다.
입주 후 교통망 구축까지 3~4년 격차가 있어 입주자 대부분이 ‘출퇴근 지옥’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하남 교산신도시 핵심 전철망은 ‘송파하남선(3호선 연장)’이다.
지하철 3호선 종점인 서울 오금역을 연장해 경기 하남시 감일지구와 교산신도시를 거쳐 5호선 하남시청역까지 연결한다.
교산신도시에는 역 3개를 새로 지을 예정인데 개통 목표일은 2032년 12월이다.
문제는 교산신도시가 2028년이면 본격 입주를 시작한다는 점이다.
A2블록 등 일부 단지는 2027년 입주가 목표다.
이 같은 이유로 당초 정부는 교산신도시 입주와 송파하남선 개통을 모두 2028년 언저리로 맞추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계획작성 과정 등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면서 개통 목표는 4년 이상 연기됐다.
남양주 왕숙신도시는 ‘강동하남남양주선(9호선 연장)’이 주요 전철망이다.
서울 강일지구에서 하남 미사지구, 남양주 다산·지금·왕숙지구를 연결하는 노선이다.
이곳 역시 왕숙신도시 입주 시기(2028년)보다 3년 늦은 2031년이 개통 목표다.
왕숙신도시의 핵심역으로 강동하남남양주선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 경춘선이 지나는 ‘왕숙역'(가칭)도 2031년은 돼야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양 창릉신도시(2029년)와 핵심 전철망인 ‘고양은평선'(2031년), 부천 대장신도시(2029년)와 ‘대장홍대선'(2030년)도 입주와 개통 시점이 1~2년가량 차이가 난다.
그나마 인천 지하철 1호선 박촌역과 공항철도 계양역 등을 활용 가능한 계양신도시가 사정이 낫지만 이 노선들은 신도시 계획 전부터 존재했다.
이에 따라 3기 신도시 입주민들은 상당한 교통 불편이 불가피하다.
저녁 6시 퇴근 시간에 강남역에서 남양주 왕숙신도시까지는 1지구가 1시간50분, 2지구가 1시간30분이 소요됐다.
서울 송파구와 가까워 선호도가 가장 높은 교산신도시조차 같은 구간을 지하철, 버스 한 번씩 환승한 끝에야 1시간 만에 도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기 신도시가 건설될 때 입주민들은 교통여건 개선을 위해 ‘광역교통 개선 부담금’까지 내야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광역교통 개선 부담금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사업 시행자가 내지만 시행자가 대개 아파트 분양가에 반영하기 때문에 결국 입주민들이 부담하게 되는 구조다.
LH 등에 따르면 3기 신도시 5곳의 광역교통 개선 부담금은 9조7815억원에 달한다.
2기 신도시 10곳의 광역교통 개선 부담금이 17조8063억원이었고, 입주민 1인당 낸 부담금이
1000만원에서 2000만원 사이였던 점을 감안하면 3기 신도시 역시 가구별로 수천만 원의 부담금을 내야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