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의 강력한 한 방 전세보증금 못 받은 세입자 위해 추심 돌입

전세 사기 여파로 발생한 전세보증금 반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임대인을 대신해 임차인에게 돌려준 보증금을 보다 효과적으로 회수하기 위해 HUG는 민간 추심업체와 손을 잡기로 했다.

HUG는 17일, 전세보증금 대위변제 채권의 체계적인 관리를 목적으로 신용정보업체와 추심 계약을 체결하고 채권 관리 업무를 전문적으로 위탁한다고 밝혔다.

이는 급증하는 채권 규모를 고려했을 때, 내부 조직만으로는 관리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정이다.

전세보증금 대위변제액은 HUG가 보증 사고로 발생한 전세보증금을 임차인에게 먼저 지급한 뒤, 추후 임대인으로부터 회수해야 하는 금액이다.

그러나 대위변제를 받은 주택이 경매 처분되는 과정에서 낙찰가가 채권액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여전히 상당한 잔여 채권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대위변제 규모는 전세 사기 문제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

2021년 5041억 원이었던 대위변제액은 2022년에는 9241억 원으로 늘었고,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3조 5544억 원과 3조 9948억 원으로 폭증했다.

올해 5월까지만 해도 이미 1조 101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대위변제액 중 회수되지 않은 금액이 HUG의 재무구조에 큰 손실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행히 연간 회수율은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2021년에는 41.9%였던 회수율이 2022년 23.6%로 급감했다가, 2023년에는 14.3%로 더욱 떨어졌다.

대위변제와 회수 간에는 시간 차이가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당해에 대위변제가 발생하면, 경매 등의 절차를 거쳐 회수되는 데 1년 이상의 시차가 발생한다.

최근 몇 년간 전세 사기로 인해 대규모 대위변제가 집중됐으나, 이제는 본격적인 회수 시기에 접어든 것이 현재의 회수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HUG가 채권 회수율 제고를 위해 노력해온 제도적 개선도 성과를 내고 있다.

보증 사고 주택을 사들여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든든전세주택 매입 정책 등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임차인 피해 사례가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추심이 필요한 채권 규모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을 전망이다.

HUG는 이번 민간 추심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전문성을 적극 활용하여 채권 회수율을 한층 더 높이고 조직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상습 채무 불이행자인 임대인에 대한 투명성 강화 조치에도 나설 계획이다.

현재 이름과 나이만 공개되는 임대인 명단에 생년월일과 채무 불이행 횟수를 추가해, 임차인이 더 명확히 문제 임대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기존에 50가구 이상 보유한 다주택 임대인만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던 심사를 10세대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HUG의 이런 노력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전세 사기로 인한 피해자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