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신도시 업무시설 줄여 주택전환
3기신도시 업무시설 줄여 주택전환
이번 9·26 주택공급 대책의 핵심은 공공 물량을 최대한 확보해 총력전에 나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도권 3기 신도시(3만가구), 신규 택지(8만5000가구), 민간 물량 공공 전환(5000가구)을 통해
12만가구 이상 공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지구계획과 주택사업계획을 동시에 승인하는 패스트트랙도 적용해 속도감을 높인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전국 주택 인허가·착공 물량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39%, 57%가량 감소했다.
분양도 43% 줄었다. 분양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고, 인허가가 공사 시작으로 연결되려면 2~3년씩 걸리기 때문에
2025년부터 꽤 오랜 기간 공급난이 불거질 위험이 높다는 우려가 많았다.
정부는 우선 공공 물량 공급을 최대한 늘리고 속도도 내겠다는 신호를 보내 시장 불안감을 잠재우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사업 진행 속도를 상대적으로 조절하기 쉬운 공공주택부터 마중물로 삼아 민간 공급을 활성화하려는 목적도 깔렸다.
먼저 3기 신도시 5곳(고양창릉·남양주왕숙·부천대장·인천계양·하남교산) 주택공급 물량을 17만6000가구에서 3만가구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늘어나는 물량을 모두 합치면 하남교산(3만3000가구)이나 고양창릉(3만6000가구) 정도 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위해 “쾌적한 주거환경이 유지되는 범위 안에서 토지 이용 효율성을 높여 물량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3기 신도시 평균 용적률을 높이고 자족 용지와 공원녹지 같은 비주택 용지 일부를 주거 용지로 전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진현환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3만가구는 자족 용지 전환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협의가 끝난 숫자”라며
“용적률 인상과 공원녹지 관련 협의가 추가로 이뤄지면 물량은 이것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수도권 택지의 법정 상한 용적률은 220%다.
현재 196%인 3기 신도시 평균 용적률을 감안하면 20%포인트를 더 높일 여지가 있는 셈이다.
국토부도 지난해부터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에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이 닿는 역세권을 중심으로 고밀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다.
이들 역세권에 특별계획구역, 입지규제최소구역 등 도시계획 특례를 적용하는 대신 적정한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적률이 현재 계획보다 20%포인트 높아지면 수도권에 최대 1만~2만가구 추가 공급도 가능할 전망이다.
3기 신도시에서 공원·녹지 비율이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자족 용지 비율을 줄이자는 얘기도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주장이다.
현재 3기 신도시 5곳은 공원·녹지 비율이 28.0~38.6%, 자족 용지 비율은 11.3~23.1%다.
평균 20~30% 선인 1·2기 신도시 녹지 비율이나 2기 신도시 자족 용지 비율(6.7%)보다 훨씬 높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3기 신도시 중에서 자족 용지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되던 곳 위주로 도시계획이 바뀔 여지가 있다”고 해석했다.
정부는 또 3기 신도시를 제외한 신규 공공택지 물량도 기존 6만5000가구에서 8만5000가구로 2만가구 늘리기로 했다.
발표 시기도 당초 내년 상반기에서 올 11월로 앞당긴다. 진 실장은 “새 택지는 수도권 중심에서 30㎞ 안에 위치하는 중규모 택지”라며
“GTX 등을 고려해 입지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 밖에 민간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던 공공택지 중에서 사업이 부진한 곳을 공공주택 사업으로 전환해 5000가구를 확보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패스트트랙을 동원해 공공택지 사업 진행 속도를 올리는 청사진도 밝혔다.
정부는 지구계획과 주택사업계획을 동시에 승인해 사업 속도를 4~6개월 단축할 방침이다.
주택사업계획 승인에 필요한 각종 영향평가를 최종 변경 승인이나 착공 전까지 완료하도록 기준을 완화해 사업 지연 가능성을 해소하겠다는 목표다.
토지 보상이 늦어지면서 입주 예정 시기가 1~2년 정도 밀리던 3기 신도시도 올해 용지 조성 공사에 착수해 최대한 사업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남양주왕숙·고양창릉·하남교산·부천대장은 올해 9월까지 용지 착공에 돌입했고, 인천계양은 올해 12월 주택 착공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