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오피스 대치동 빌라 허가없이 거래 가격왜곡 줄인다
삼성동 오피스 대치동 빌라 허가없이 거래 가격왜곡 줄인다
서울시가 강남 지역에 대한 토지거래허가 규제를 완화하면서 상가와 오피스 등 업무용 부동산과 대치동 빌라 등 비아파트는 거래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하지만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여전한 데다 고금리 여파로 거래가 위축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15일 서울시는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에서 토지거래허가를 받아야 할 대상은 아파트뿐이라고 발표했다.
상업·업무용 부동산과 단독주택, 빌라 등은 토지거래허가 규제에서 풀려 16일부터 자유로운 거래가 가능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일정 규모 이상의 부동산을 거래할 때 관할 시장, 군수, 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한 제도다.
2020년 6월 부동산 시장 과열기에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4개 동부터 전격 도입됐고, 이후 시장 상황에 따라 거래허가제가 연장됐다.
지난달 19일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 시행되면서 서울시는 핀셋 규제가 가능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그동안 법정동 단위로 규제가 너무 폭넓게 지정돼 있었다”며
“규제를 완화하는 건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부동산 거래에 숨통이 트이는 정도일 뿐, 가격이 오르거나 거래가 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도 “강남 3구는 여전히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투기과열지역으로 묶여 있다”며
“고금리·고환율·고유가 기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긴 힘들다”고 진단했다.
특히 상업·업무용 부동산 시장은 고금리 직격탄을 맞았다.
정보현 NH투자증권 부동산수석연구원은 “금리가 높기 때문에 강남 꼬마빌딩 시장도 규제 해제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현재 임대료로는 대출 이자도 감당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알스퀘어가 지난 1일 국토교통부 서울 업무·상업용 건물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 9월 거래액은 94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보다 14.8% 감소한 수치로, 지난 5월 이후 4개월 만에 1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거래 건수도 12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2% 감소했다. 물론 현금 부자나 본사 사옥 이전을 고민하는 기업에는 수혜일 수 있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그간 업무시설은 매입한 사람이 전체를 자가로 사용해야만 했다”며
“현실적으로 매입이 불가능했기에 어느 정도 수혜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히 삼성동 인근 업무시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간 대치·삼성·청담동 거래가 묶이면서 반사효과로 신사·논현·역삼동 주변 업무시설에 거래가 쏠려 가격 왜곡이 발생했는데 이 역시 변화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전세 사기에 대한 우려로 임대 선호가 떨어지는 단독주택과 빌라 시장도 상승 거래가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최 센터장은 “대치동 권역에 분양형 빌라촌이 있긴 한데 매물이 많지 않다”며 “강남은 빌라 매매가가 7억~8억원으로 높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갭투자 유입 여지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거래량도 둔화해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덧붙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면 실거주 의무가 없어 갭투자가 가능해진다.
재건축 호재가 없는 일반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풀리지 않은 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재건축 대상이 아닌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 규제 대상에서 풀었어야 한다”며
“잠실 ‘엘리트레파'(엘스·리센츠·트리지움·레이크팰리스·파크리오) 같은 일반 아파트는 계속 규제하는 게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강남 진입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거래 제한으로 가격 급등락이 심한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또 토지거래허가제의 풍선효과로 반포동과 도곡동 아파트 가격도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