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말에 사자던 말이 맞았나 상승거래 늘어나는 서울 아파트
작년 연말에 사자던 말이 맞았나 상승거래 늘어나는 서울 아파트
5만가구 빚 폭탄 일단 급한 불 꺼 3년 뒤 세입자 갈등 불씨 여전
올 들어 서울 아파트에서 연말대비 가격이 오른 ‘상승 거래’ 비중이 4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겨우내 꽁꽁 얼었던 매수세가 올 들어 조금씩 기지개를 켜면서 전반적으로 하락세가 주춤하고, 주요 단지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80억원이라는 신고가 계약이 체결되기도 했다.
21일 부동산R114가 지난해 연말(11~12월)과 올해 연초(1~2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를 비교한 결과, 연초 가격이 연말 가격보다 오른 ‘상승 거래’ 비중은 43.9%를 기록했다.
상승·하락 비교는 각 기간 동일 단지·면적에서 1건 이상씩 계약이 체결된 아파트를 대상으로 했다.
연초 서울에서 손바뀜된 아파트 10채 중 4채 이상이 작년 연말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팔린 것이다.
하락 거래 비중은 49.1%, 보합은 7.0%로 나타났다.
이같은 연초 상승 거래 비중은 지난해 연말 대비 10%포인트가량 높아진 수치다.
부동산R114가 같은 방식으로 지난해 11~12월 실거래가를 앞선 9~10월 실거래가와 비교한 결과 11~12월의
상승 거래 비중은 32.5%에 불과했다. 불과 두달여만에 상승 거래 비중이 높아진 셈이다.
지역별로는 상승 거래 비중이 절반 넘은 곳들도 다수 있다.
용산구(71.0%)가 연말 대비 연초 가격이 오른 거래 비중이 가장 높았고, 금천구(66.7%), 동작구(61.8%) 등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동대문구(58.8%)
광진구(54.5%), 구로구(52.4%), 성동구(51.4%), 마포구, 종로구, 은평구, 강북구(이상 50.0%) 등 총 11개 구에서 연초 상승 거래가 절반 이상을 기록했다.
개별 단지로 보면 불과 2~3개월새 수억 이상 뛴 곳들도 여럿이다.
용산구 이촌동 이촌동삼성리버스위트(2002년 준공) 전용 134㎡는 지난해 11월 28억원(8층)에 거래됐으나, 지난달엔 2억5000만원 오른 30억5000만원(10층)에 손바뀜됐다.
지난 3일 13억300만원에 거래된 동작구 상도동 ‘힐스테이트상도프레스티지’ 전용84㎡(A타입)도 불과 두 달 전인 지난해 12월 10억500만원(5층)에 팔렸었다.
금천구 독산동 신도브래뉴 전용 79㎡는 지난해 12월 5억6000만원에서 올해 1월 7억8000만원으로, 한 달 만에 2억2000만원 오른 값에 계약됐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2차 아파트 전용 160㎡는 이달 62억원(13층)에 중개 거래됐다.
불과 한달 전인 1월 52억원(1층)에 거래됐는데, 그 사이 10억원이 뛴 셈이다.
1층과 로열층의 가격차를 감안해도 상승 거래로 풀이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거래가 메말랐던 연말엔 몸값을 많이 낮춘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되다 올해 들어 매수세가 붙으면서 상승거래도 많아지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343건으로, 거래 가뭄에 시달렸던 지난해 11·12월은 물론 10월(2337건) 거래량도 뛰어넘었다.
여 수석연구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 등 거시 변수가 바뀌지 않는 이상 본격적인 상승기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