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 판자촌 성뒤마을 최고 20층 1천가구로
방배 판자촌 성뒤마을 최고 20층 1천가구로
서울 강남권 판자촌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서초구 방배동 성뒤마을은 최고 20층 안팎의 1000가구 이상 ‘중고층 대단지’로 바뀔 예정이다.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도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가 끝나 조만간 보상 절차를 밟는다.
25일 매일경제 취재 결과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성뒤마을 공공주택지구 지구계획’ 변경 절차를 추진 중이다.
성뒤마을은 1970년대 강남 개발로 밀려난 이주민들이 우면산 자락에 정착해 만든 판자촌이다.
수십 년간 난개발이 이뤄진 데다 재해 위험이 커 서울시는 2017년 이곳을 공영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개발 가이드라인이라 불리는 지구계획은 2019년에 마련됐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구체적인 건축 계획안도 나왔다.
7층 높이의 공동주택 813가구를 짓는 방안으로 임대주택이 310가구, 분양주택이 503가구로 구성됐다.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 속해 용적률은 160%가량이 적용됐다.
SH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토지 수용과 보상 등 절차가 완료됐다. 현재 자진 이주를 독려하고 있다.
사업이 속도를 내다 보니 국토교통부는 작년에 공공주택 브랜드 ‘뉴홈’의 사전청약 계획을 발표하며 이곳 물량을 포함했다.
서울지하철 2·4호선 사당역이 인접한 알짜 입지에 공공분양 물량이 나오는 셈이라 높은 관심을 받았다.
당초 작년에 사전청약 접수를 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실제 분양 물량은 올해 하반기에나 풀릴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공급 물량이 기존보다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와 SH공사가 성뒤마을 공공주택지구에 대한 기존 계획을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SH공사 관계자는 “토지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 주택 공급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지구계획 변경 절차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용적률을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쓸 수 있는 최대치인 200%까지 올리는 안이 유력하다.
용적률이 늘어나는 만큼 높이도 올릴 계획이다.
기존 7층이 아닌 평균 15층 안팎의 중고층으로 짓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일부 랜드마크 주동은 최고 20층 내외로 높이는 데 대해 열려 있는 분위기다.
서울시 관계자는 “성뒤마을은 약 13만㎡로 면적이 큰 만큼 토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려고 한다”며 “1000가구 이상 중고층 단지로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체 가구 수가 늘어나는 만큼 분양 물량도 기존 503가구에서 1.5배 이상 늘어날 예정이다.
다만 서울시와 SH공사는 “통합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확정되는 사안”이라며 “현재까지는 검토 단계”라고 밝혔다.
두 기관은 오는 6월 지구계획 변경 승인을 받는 게 목표다.
이를 고려하면 공공분양 사전청약은 올해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개포동 구룡마을도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곳은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서울 곳곳이 개발되며 쫓겨난 철거민들이 정착하며 형성됐다.
화재와 풍수 등 재해에 취약해 2011년부터 SH공사를 사업시행자로 하는 도시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와 SH공사에 따르면 최근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 절차가 끝나 조만간 토지 보상 절차를 시작한다.
이와 동시에 도시개발계획 변경 절차를 밟는다. 앞서 서울시는 2020년 구룡마을에 2838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시가 일부 땅의 용도지역을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주택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최고 높이 35층 이상, 3600가구 안팎 아파트도 충분히 지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