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야구장 호텔 품은 3만석 돔구장으로 재건축
잠실야구장 호텔 품은 3만석 돔구장으로 재건축
“잠실돔구장도 호텔과 연계해 일체형으로 짓는 걸 검토하겠습니다.
가족, 지인과 함께 방을 빌려 야구를 즐기니 훨씬 축제 느낌이 드네요.”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메리어트시티센터호텔을 둘러본 후 이 같이 밝혔다.
이 호텔은 대형 돔구장인 토론토 로저스센터 안에 약 370실 규모로 지어졌다.
호텔 일부 객실에선 이날 진행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경기를 직관할 수 있었다.
복층으로 된 객실 1층 쇼파에 앉아보니 야구 경기장이 한 눈에 들어왔다. 2층은 침실 등 휴식공간으로 꾸며졌다.
로저스센터는 현역 메이저리거 류현진 선수가 속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홈구장이기도 하다.
호텔은 야구 팬 뿐만 아니라 콘서트 관람객에게도 인기가 좋다고 했다.
마르니 스타크먼 로저스센터 사업운영부 부사장은 “저희 팀이 원정 가 있거나 야구 비시즌 기간에는 바닥에
새로운 판을 깔아 콘서트 장으로 활용하기도 한다”며 “다양한 이벤트가 열려 많은 이들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야구도 즐기고 휴식도 취할 수 있는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며 “좋은 모델을 발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이 로저스센터와 같은 ‘호텔을 품은 돔구장’으로 재탄생한다.
바로 옆에는 첨단기술을 토대로 한 대규모 전시컨벤션(MICE) 시설도 들어선다.
잠실에 세계적인 수준의 스포츠·MICE 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설 배치도 등 구체적인 계획안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 주목된다.
먼저 잠실야구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돔구장을 새로 짓는다.
2025년 프로야구 시즌이 끝나면 2026년부터 해체 작업을 시작한다.
2031년까지 국내 최대 규모인 3만석 이상 돔구장으로 건설한다.
계획대로 완공되면 2032년부턴 잠실돔구장에서 프로야구를 볼 수 있게 된다.
사업비는 5000억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민간투자사업 방식이라 별도로 서울시가 자금을 투입하는 건 없다.
서울시는 이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인 서울스마트마이스파크와 구체적인 계획안을 하나씩 마련하고 있다.
서울스마트마이스파크는 한화그룹이 주축이 돼 만든 컨소시엄으로 최종 협상이 끝나면 40년 동안 운영권을 보장받게 된다.
양측이 돔구장을 건립하기로 한 건 우천이나 폭염 같은 악천후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야구 비시즌에는 대규모 K팝 콘서트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관중석과 연결된 복도 공간은 내·외야를 순환하는 360도 개방형으로 만든다.
프리미엄석인 스카이박스나 패밀리존 등도 도입할 계획이다.
야구장과 호텔을 연계 조성해 이색적인 경험도 제공한다.
야구장이 보이는 객실 120실, 한강과 탄천이 보이는 객실 180실 등 총 300실 규모로 설계했다.
호텔 내 레스토랑이나 피트니스센터에서도 야구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사 기간 동안 대체 구장을 어디에 마련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호텔 하루 숙박비도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
로저스센터 안에 있는 메리어트시티센터호텔은 비수기와 성수기 숙박비 차이가 약 40만원(300달러)에서 약 266만원(2000달러)으로 큰 상황이다.
잠실돔구장 옆에는 MICE시설이 들어선다.
잠실 MICE는 미국 뉴욕의 자비츠 컨벤션센터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도심형 MICE센터인 자비츠센터는 뉴욕에서 가장 많은 전시·국제행사가 열리는 곳으로 면적이 약 7만 8000㎡에 달한다.
자비츠센터가 2019년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곳은 연간 약 2조 4000억 원의 매출과 1만 6000명의 고용 유발 효과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