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에 방 3개 신축전세가 끝도 없이 쏟아져요
1억에 방 3개 신축전세가 끝도 없이 쏟아져요
“전세가 끝도 없이 쏟아져요. 제일 흔한 게 신축이에요. 1억만 있으면 방 3개 있는 신축 들어갑니다.”
지난해 12월 준공된 충남 천안 동남구 천양한양수자인에코시티는 풍세산업단지에 공급된 3200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다.
입주 6개월이 다 돼가는데도 전세 매물 180여개가 남아있다. 전용 84㎡ 전세가 최근 9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원룸세대와 본세대로 분리되는 32평인데
실평수 26평 크기 본세대가 급전세로 9000만원에 나갔다”면서 “여기 말고도 다른 입주 단지도 많아서 요즘 제일 흔한 게 신축 전세”라고 했다.
서울 전셋값은 51주째 상승하며 ‘전세난’이 우려되고 있지만, 공급 물량이 쏟아지는 지방은 전세가 하락에 세입자 구하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신축 아파트 입주가 계속 되면서 전세 물량이 쏟아지고 전세가는 내려앉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입주 단지가 쏟아지는 지방 도시에서는 ‘세입자 확보’가 관건이 돼버렸다.
3000가구 대단지 천양한양수자인에코시티 입주장에서는 신축 전세가 1억원 이내에도 거래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용 59㎡는 9000만~1억1000만원, 전용 84㎡는 최저 9000만~1억2000만원으로 거주할 수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신축 방 3개 20평대를 1억도 안되는 돈으로 살 수 있어서 아산과 천안에서 많이들 넘어왔다.
지금은 싼 매물은 많이 나가서 1억원 초반대로 (전세가)가 올라오고 있다”고 했다.
천안 동남구 쌍용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3000가구 입주장이 나오니까 인근 전세 수요를 다 빨아들이고 있다.
그 덕에 인근 다른 지역 전세들이 안 나간다. 신축이 워낙 싸기 때문에 전세 손님이 귀하다”고 했다.
충남 천안은 신축 입주가 계속 이어지면서 전세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부동산 정보 앱 아실에 따르면, 천안 동남구는 2년전부터 초과 공급상태다.
2022년 2525가구, 지난해 4081가구, 올해 4425가구, 내년 1719가구로 내년까지 적정수요(1300가구)보다 많은 입주물량이 나온다.
천안 서북구도 올해 4789가구, 내년 3084가구로 공급이 쏟아지기는 마찬가지다.
인근 아산시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아산은 2021년부터 초과공급이 시작돼 2026년까지 6년간 입주폭탄이 예고돼있다.
2021년 입주물량은 2335가구, 2022년 5739가구로 적정수요(1752가구)보다 많이 공급됐는데 지난해는 1만124가구가 쏟아졌고
올해도 4120가구 입주가 예정돼있다. 여기에 내년에는 3126가구, 2026년 7640가구 등 향후에도 입주가 이어진다.
‘공급 앞에는 장사 없다’는 말처럼 아산 전세가는 2022년 7월 이후 줄곧 내리막이다.
한국부동산원 충남 아산 전세지수는 2022년 7월18일 106.5에서 올해 5월6일 기준 94.0로 급감했다.
지난 1년(23년5월8일~24년5월6일)간 서울 전세는 5.07%, 경기도는 5.31% 뛸 동안 아산은 4.01% 하락했다.
아산의 초과 공급은 맞닿아있는 천안에도 영향을 미친다.
천안 서북구 불당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산 신도시에 신축이 계속 들어서면서 천안 사람들이 아산으로 갈아타려고 하는데
천안 자체도 입주가 계속되서 구축은 매매가 쌓이고 있다”고 했다. 천안 서북구 매매 물량은 7076건으로 1년전에 비해 22.7% 늘었다.
서울과 수도권은 공급 부족으로 전세난이지만 지방은 정반대 상황이다. 세입자를 못구해 신축 아파트가 빈집으로 방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