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서 집 내놔도 사는 사람 없어요 마피 쌓여도 복덕방 썰렁
울면서 집 내놔도 사는 사람 없어요 마피 쌓여도 복덕방 썰렁
물 안 새는 집이 없어요 1기 신도시 낡은 베드타운 꼬리표 떼려면
“지방은 분양가가 2억~3억대이라 마피 1억은 흔치 않는데 요즘엔 나오고 있다. 급한 분들이 울면서 던져도 매수자가 없다”
20일 경남 거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하소연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이 초토화되고 있다. 입주를 앞두고 잔금을 못내거나 전세를 못 맞춘 사람들이
분양가보다 싸게 파는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물건을 내놓아도 매물만 쌓이고 있다. 전세가도 급락해 분양권 보유자들은 ‘퇴로’가 막혔다.
지난 1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경남 거제 더샵거제디클리브는 1288가구 단지에 매매 물건이 140개(10.8%)다.
최대 마피 9000만원짜리도 있다.
공인중개업소는 “매도자가 기납부한 계약금 등을 고려하면 매도자가 매수자에게 최종 현금 6000만원가량 돌려주는 셈”이라고 했다. 이런 매물조차 거래 안된다.
인근 거제반도유보라는 마피 1억원대인 전용 109㎡(42평) 매물도 나와있다.
분양가가 4억원 후반대였는데 현재 3억원후반대 호가다.
이달 입주를 시작한 충남 홍성 내포신도시모아미래도메가시티는 총 870가구 단지인데 매매 200개, 전세 200개가 쌓여있다.
전세가도 뚝 떨어져 분양가 3억원대 전용 84㎡의 전세가 1억6000만원대다.
지난 12월부터 입주한 산업단지 옆 직주근접 단지인 천안 풍세산업단지도 총 3200가구 중 매매 물건이 529개(16%)나 된다.
전세는 465개다. 매매 물건 대부분이 2000만~3000만원 할인분양된 ‘마피’다.
통상 입주전 잔금을 마련할 때 자금이 부족하면 전세를 맞춘다.
그런데 ‘마피’가 쏟아지는 지방엔 공급 물량도 많아 전세가도 하락세다.
충남 홍성은 1년 전 전세 매물이 68건에서 현재 301건으로 342%나 급증했다.
전세가와 매매가 격차가 커지자 분양권 보유자들이 매물을 싸게 던지지만, 투자수요가 없다.
공급물량이 많은 지역은 전세가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분양권 보유자가 잔금 대출을 실행해 잔금을 마련하려 해도 취득세가 발목이다.
정부는 취득세 중과세 완화를 밝혔지만 아직 개정되지 않았다.
비조정지역에서 3주택자는 8%, 4주택 이상은 12%를 내야한다.
분양가 3억원인 아파트를 4주택자가 보유한 경우 취득세가 3600만원 나온다.
거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취득세 낼 돈 현금 3000만~4000만원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또 지방은 가격이 계속 떨어져 취득세 3000만원을 내고 버틸 사람이 많지 않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분양권 투자자들이 취득세 3000만원을 낼 바에 차라리 분양권을 가져가달라며 현금 웃돈을 얹어서 파는 마피가 나오는 실정이라고 했다.
정부가 최근 지방 미분양 주택을 ‘주택수 제외’하는 정책을 발표했지만, 이는 미분양주택을 최초로 구입하는 경우에만 적용되서 분양권을 되사는 경우는 해당이 안된다.
이때문에 지방 분양권 대부분은 ‘규제완화’가 적용안돼 투자수요가 유입되지 않는다.
홍성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021~22년 시장 분위기가 좋을때 투자자들이 지방 분양권을 많이 담았다.
나중에 ‘피받고 팔자’는 이들이 많았는데, 현재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향후 공급물량, 세제 변화 등을 꼼꼼히 살펴야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