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업보다 폐업 많아진 중개업소 전월세 거래도 없다
개업보다 폐업 많아진 중개업소 전월세 거래도 없다
74주만에 올라간 경기도 아파트값 집값 드디어 바닥 찍었나
최근 주택 경기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부동산 중개업계는 여전히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거래량이 평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데다, 최근 역전세 현상으로 전세 갈아타기 수요까지 줄어든 여파로 보인다.
24일 공인중개사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달 기준 공인중개사무소는 1094개가 신규개업하고 1441개가 휴·폐업했다.
5월 이사철에 문 닫은 공인중개사무소가 개업 숫자를 넘어선 것은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5년 이후 최초다.
특히 폐업 수는 1323개로 지난해 같은 달(727개)보다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17개 시·도 가운데 충남, 전북, 전남 등 3곳을 제외한 14곳에서 폐·휴업 수가 개업 수보다 더 많았다.
5월 기준 서울 공인중개업소 폐·휴업 수는 총 364곳으로, 개업 수 325곳 대비 39곳 더 많았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연속 이러한 역전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경기와 인천은 각각 398곳, 107곳이 문을 닫았다.
5월 기준 지방 폐·휴업 공인중개업소 수는 경상권(부산 120곳·대구·경남 68곳·경북 49곳)에서 특히 많았다.
이어 광주 40곳, 충북 33곳, 충남 31곳, 대전 30곳, 강원 23곳, 제주 22곳, 울산 21곳, 전북 20곳, 전남 16곳, 세종 12곳 순으로 집계됐다.
서울 중구의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매매나 전세 계약이 작년 9월부터 서서히 줄다가 거의 없어지다 보니까,
지인 중 6명 정도가 못 버티고 중개업을 그만뒀다”면서 “아파트 매매는 상대적으로 좋은 상황이지만, 빌라 쪽은 매매나 전세가 아예 없다”고 토로했다.
더딘 매매거래 회복세에 역전월세로 임차거래 감소 영향
공인중개사무소 숫자는 봄 이사철에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매년 11월 공인중개사 합격자 발표 이후 개업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금리가 차츰 오르며 주택거래량이 급감하던 작년 5월에도 공인중개사무소는 1295개 개업하고, 1136개 문을 닫으며 소폭 늘었었다.
폐업하는 공인중개사무소들이 늘어나는 이유로는 부동산 침체 장기화로 인한 적자 누적이 꼽힌다.
실제 2021년 4월 15만5907건이던 전국주택거래량은 지난해 4월 10만4380건(한국부동산원)으로 줄었다. 올해는 7만4790건으로 2년 사이 거래량이 반토막났다.
매매량이 증가는 소소한 데다, 역전세와 전세사기 사건들로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역전월세 거래조차 크게 줄어든 것 또한 크게 영향을 미친 탓이다.
서울 신림동의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중개시장은 경기에 따라 수입이 갈리기도 하지만,
빌라왕 전세사기 같은 이슈로 인해 전세 쪽 매물을 찾아보기도 힘들고 전화 문의만 올 뿐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지인들 중에는 아예 중개업을 포기하고 다른 일을 알아보거나 인건비와 임대료 때문에 휴업하는 사람도 꽤 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토지거래량 역시 재작년 19만8710건에서 작년 14만578건으로, 올해는 10만1664건으로 줄었다.
토지 거래 위주로 사업을 영위하는 지방 중개업소들도 힘들 시기를 지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같은 상황에 공인중개사 수도 2월 11만7857명에서 3월 11만7857명, 4월 11만7567명, 5월 11만7431명으로 3개월 연속 줄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매수 심리가 좋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을 반전시킬 정도의 회복세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지역별로 편차는 있으나 고금리 영향으로 매수세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임대차 시장의 경우엔 전세사기와 역전세 문제 등 리스크가 생기면서 거래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수시장 침체로 상가나 점포 거래 중개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개시장에서는 비관적 전망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